네이피어 마지막 태권도 수업 - 090505
090505
네이피어Napier를 떠나기 전에..
최소한 태권도 클럽club에 가서 나 이제 떠난다는 인사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아 옮기는 날짜는 수업 다음 날로 잡았다.
솔직히 도시 옮기는 것 때문에 기분도 별로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인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클래스class에 갔다.
옷 갈아 입고 체육관에 들어서니 젤 고참이-보기에서는 30대 중후반 인데.. 얘네들은 얼굴만 보고 나이 예측이 불가능하다ㅡㅡ;- 와서는 오늘 데이빗이 무슨 일이 있어서 늦는데 수업해 줄 수 있냐고 한다. 나야 영광이지라며 그렇게 혼자서 모든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가는 길에 오늘 마지막 날이라 뭘 가르칠까 생각하다 기술적인 면 보다는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무술인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맘 먹었었다.
근데 갑자기 시간이 1시간 반으로 늘어나서 거기다 평소엔 거의 검은띠만 가르쳤는데 오늘은 전체라서 뭘 위주로 해야 할지 망설여졌었다. 그러다 마지막이니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 전하고 내 방식대로 하자 맘 먹고 수업을 했다.
처음에 기본 명상법..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결국 몸을 단련해서 강해지고 빨라진다고 해도 바위보다 강할 수 없고 총알보다 빠를 수 없다. 결국 몸에서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다들 이런 수련을 경험해 보지 않은지라 자세 잡아주며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한정된 시간으로 각각의 동작을 세세하게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모든 몸으로 하는 움직임의 기본이 되는 전체적인 부드럽게 몸을 움직여 힘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왜 무술을 하느냐와 마지막 목표는 무엇인가..
시간은 없고.. 나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보니 일방적은 내 이야기만하게 되는 듯 했는데 불 붙어서 멈출 수가 없었다는^^;
시간 조절을 해야 하기에 대충 생각했던 것들을 마무리했는데 약간의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평소 여기서 호신술self defense 시간을 항상 가지는 지라.. 그것에 대해 디테일한 기술이 아니라 큰 기본 룰과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업을 끝냈다.
결국 육체적인 운동은 하나도 없고 시범 보이고 일방적인 내 생각 전달이었다.
평소에는 여기 방식을 배려한다고 내 색깔을 별로 안내고 적당히 맞춰서 수업했었는데 오늘은 웬지 그러기 싫었다. 물론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인해 문법도 틀리고 막히는 부분도 많았지만 진지하게 들어주고 같이 동의해 주고 나를 인정해 주고.. .
마지막에 수업 끝낼 때 그들의 긴 인사를 정확히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마음만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지금껏 일방적인 기술의 차이가 나서 수업 때도 별 긴장하지도 않고 가벼운 맘으로 임했었는데.. 좀더 제대로 많을걸 전해 줄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
그들의 인사를 받는데 갑자기 속에서 울컥한다. 순간 참느라고 힘들었다.
그들은 다들 내 이름을 아는데 나는 그들의 이름을 한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 어차피 많아서 기억 못할게 뻔하니까 물을 생각도 않았겠지.. 물어보고 잊어버리는 것과 처음부터 물어보지도 않은 것은 너무도 다른 것이다.
왜 이름 불러줄 이가 하나도 없는지 너무도 후회가 됐다.
그동안 별 보잘것 없고 말도 잘 못하고 그렇다고 살갑지도 않은..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진지하게 내 말 하나하나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해 주었고 나를 제대로 인정해 주었다.
운동 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걸 떠나는 오늘에서야 느낀다. 그래 이걸 느끼게 해준게 그들의 선물인 듯하다.
Thanks guys!! by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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