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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어딘가에 살고 있는 꼬마였을 거다.

집을 떠나 며칠 외출을 하게 되면 습관적으로 넉넉한 크기의 배낭을 매고 간다.
누가 봐도 눈에 뛰는 배낭에 D-SLR카메라에 외국인..
딱 보면 그냥 이 나라에 관광 온 여행자로 보일 거다.

일부러 먼저 다가와 말을 거는 사람들의 종류는 거의 뻔하다.
툭툭-바퀴 세개 달린 택시- 드라이버 아님 돈 달라는 사람이 거나..
그냥 호기심에 다가와 몇 마디 던져보는 사람.

하지만 한, 두 번도 아니고 뻔한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에..
6개월쯤 되어가던 시점의 랑카SriLanka 생활..
웬만하면 그런 사람들하곤 안 마주치는게 덜 피곤한게 사실이었다.

갑자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초등학생 정도의 꼬마가 나를 보고는 다가 왔다.
어설픈 영어로 뭐라뭐라 했다.

아.. 또 귀찮게 들러 붙는구나 빨라 달아 나야겠다.
반사적으로 생각이 들었다.

무슨 말인지 들리지도 않고.. 열심히 듣고 싶은 마음도 없다.
기계적으로 손을 내저으며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린체 빠르게 걸었다.

또 뭐라 뭐라 한다.

나는 그냥 스치며 지나간다.

뒤에서 또 뭐라 뭐라 한다.

그렇게 멀어져 간다.

꽤 멀어진 듯 한데 뒤에서 또 소리 친다.

"스꿀뺀!!"

스꿀뺀?? 스꿀 뺀?
스쿨 펜.. school pen.. 볼펜ball point pen..

순간 확!! 정신이 들었다.
돌아 보니 아이는 벌써 저 멀리 가고 있었다.

볼펜이 필요했었나 보다..
뒤쫓아 가서라도 가진 볼펜 주고 올걸… .

봉사가 꼭 대단한 그 무엇이지만은 않을건데..
어쩌면 기관에서 기술을 가르치고 대우 받고 인정 받는 것 보다..
그 아이에게 볼펜 하나 줄 수 있는게 더 소중한 일 일련지도 모른다.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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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r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