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de of Korean Blackbelt - 090322
0903222215
뭐 하는 건가 싶다.
한 시간을 자전거 타고가 3시간 동안 운동하며 꿇릴 수 없다는 생각에 한 순간도 몸 사릴 수가 없었다. 그나마 회복되어 가던 오른쪽 발목을 또 다치고 그러고는 한 시간을 다시 자전거 타고 돌아왔다.
쓰러지듯 자고 일어나니 온 몸이 다 쑤시고 너무 긴장하고 신경 쓴 탓에 머리까지 아프다.
지금 뭐 하는 건가 싶다.
계속 운동해온 그네들과 몇 달을 쉬고 갑자기 뛰는 나와.. 처음 접해보는 ITF룰과.. 다치면 옆에서 챙겨 줄이 하나도 없고 병원 어떻게 갈지도 막막한 두려움과.. 그래도 꼴에 코라안 블랙밸트라는 자존심만은 어떻게든 지키고 싶은 욕심과.. It's unfair.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렇다.
여기서 내가 무너지면 우리나라 태권도가 우습게 보일 것만 같은 생각에..
가슴 터질 듯이 숨이 가쁘고 욱신 거리는 발목이 불안했지만.. 그동안 나태하게 깨작깨작 운동한 것에 너무도 후회했지만.. 그렇다고 빽스텝만 밟고 라운드가 끝나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스파링 내내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한국의 선후배 태권도 인들에게 그렇게 미안 할 수가 없었다. 만약 내가 아닌 그들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면 좀더 높은 차원의 정말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 줄 수 있었을 텐데.. 그 동안 땀 흘린 많은 선배들의 얼굴에 먹칠 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마음대로 움직여 지질 않는 무거운 몸에 너무도 화가 났다.
그렇게 운동이 끝나고 너 정말 발차기 발차기 빠르다라며 건내는 말에도 솔직히 제대로 서있을 힘조차 없었다.
여기까지가 내 한계인가 보다.
쑤시는 몸으로 저녁을 먹는데 눈물이 쏟아 질련다. 한없이 서럽다. 아픈 몸이 서럽고 그러면서도 살자고 밥 먹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이 서럽다. 내가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도 아니고 여기서 당장 운동에만 집중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래 여기까지가 내 한계가 맞다.
운동을 그만큼 쉬었으면 서서히 몸 만들며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하는게 내가 지금까지 배운 이론이고 지식이다. 하지만 이게 아니란걸 알면서도 물러 설수가 없었다. 그래 아닌걸 알면서도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이제는 지쳤다. 한 군대 나을만하면 또 다른 델 다치고 다음에 또.. 지쳤다.
당장 통장 잔고도 걱정해야 하고 일이 어떻게 될지 아픈 몸으로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 비겁하지만 당장은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지금은 최선을 다한 그것으로 그것으로 만족한다.
며칠 있다 한국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많은 날이 남았는데.. 미래를 준비하기로 한다. 이제는 자존심을 위해 무작정 덤비지는 않을 것이다. 더 이상은 몸이 버텨주질 못 할 것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몸이 회복 되는대로 개인 운동 시작 할 것이고.. 그렇게 처음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다시 시작 할 것이다.
서럽고 외롭고 두렵고 화나지만..
지금은 그렇게 빨리 침대에 누워 눈 감아 버리고 싶지만..
내일은 다시 힘이 나리라고 믿습니다.
여기서 주저 않으라고 이 먼 곳까지 오게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습니다.
이 시련이 좀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리라 믿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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