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끝 -151203
신대륙을찾아서/산언저리마을
2015. 12. 3. 19:16
151203
올해 이 시골에서 가장 큰 업무인 곶감 작업이 끝났다.
대략 한 달 좀 넘는 기간 동안 이 동네는 "감"과의 전쟁이었다.
안 그래도 띄엄띄엄 있는 구멍가게 조차 낮에는 주인이 없을 정도였다.
감 따고, 옮기고, 깎고, 걸고.. 동네에 사람 구경하기 힘들었다.
얼마전까지 계속해서 비 오는 날이 너무 많은 바람에..
애써 작업해서 말리던 곶감이 곰팡이에 습기에 다 뭉그러져 내려앉았다.
초반에 몰아서 작업했던 사람들은 한해 감 농사를 다 날린 집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농가들도 전체 작업의 반정도를 날려 먹었다.
사람 맘이 뭔가를 생산하는 일에는 몸이 빡셔도 힘을 낼만한데 말이지..
바닥에 뒹구는 감을 꾸역꾸역 삽질하고 다시 밭에 가져다 버리는 작업은..
'이게 뭔 짓인가..??' 라는 생각만 들고 의욕도 힘도 하나도 안 났다.
여기 와서 어설픈-??- 농부의 삶을 경험해 보면서..
자신의 선택이나 노력과는 전혀 상관 없이 하늘만 봐야 하는 무기력한 상황..
반대로 작물이 너무 잘 되어도 그것과 비례해서 곤두박질 치는 가격을 보는 상황..
닭장 속의 도시인들만큼이나 시골의 농부들 또한 쉽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을 느꼈다.
어쨌든 이러저러하다 보니 벌써 12월이다.
내 나이에 이런 시골에서의 레알 삶을 경험 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이제 좀 여유를 가지고 올 한해 마무리 잘 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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