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수의 새끼들 -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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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물건 찾을게 있어서 평소에 안 쓰는 것들 때려 넣어서..
밖에 놔둔 이민가방을 열었다.
근데 뭐 온통 찢어진 종이들이 나오더니 옷을 꺼내는데 것도 갈기갈기 찢겨져 있고..
아!! 이거 쥐나 다람쥐에게 털렸구나 싶었다ㅠ
하나, 하나 꺼내는데 구멍 안 뚫린 것이 없다.. 슬슬 짜증이 올라오고 있는데..
가방 안에서 "찍찍" 거리는 소리가 났다.
뭐야!!! 안 그래도 자주 쥐가 침입해서 감정 안 좋았는데..
순간 광분 모드로 돌입!! 가방을 뒤집어서 안에 물건들 한꺼번에 패대기 쳤다-.ㅡ^ㅗ
쥐 한 마리가 잽싸게 튀어 나와서는 손쓸 틈도 없이 빛의 속도로 달아났다ㅡ_ㅡ
그리고 바닥을 보는데 이건.. 헠!!!!
이 자식들 뭐야!!!! 웬수의 새끼들!! 다 죽었어!!!
하고 빗자루 들고 달려드는데..
아직 눈도 못 뜬 어린 애들이 놀라서 찍찍거리고 있었다.
애들 놀라서 숨 쉴 때마다 가슴이 얼마나 크게 벌렁 거리던지..
아직 소리도 못 내는데 무서워서 진짜 개미 목소리 만하게 "찍찍" 거리고 있었다.
첨에는 "쥐"라는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기에도 찝찝하고 더러워 보이고 했는데..
마음을 안정 시키고 자세히 보니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생명체였다.
이놈의.. 참 나도 엄청난 고정 관념에 사로 잡혀 살고 있다는걸 다시 느꼈다.
아마도 지금 얘네들 보다 우리가 매일 만지는 "돈"이 훨씬 더러울 건데 말이지… .
아직 눈도 못 뜨고 엄청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얘네들..
내가 별 따듯한 놈은 못 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 자식들 새 밥으로 던져버릴 만큼 차갑지는 않다.
급하게 플라스틱 통을 하나 찾아서..
애들 집어 넣고 그냥 두면 죽을거 같아서 "네이자식-naver-" 을 뒤져서..
그닥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이런 방면에 아무런 지식이 없기에ㅡㅡ;
가르쳐주는 대로 착하게 당근을 잘게 썰어줬다.
근데 아무것도 못 안 먹는다ㅠ
앞을 못 보고 체온이 그리운지 서로 계속 부대껴서 이러고들 있다.
야 밑에 얘 깔려 죽겠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얘네들 완전 못 생겨 가지고 은근히 귀엽다ㅋㅋㅋ
그냥 두면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물이라도 먹여야 할거 같아서..
혼자서는 손이 모자라 ㅈㄱ이 하고 둘이 물 먹이기 시도 했는데..
입이 너무 작아서 이게 먹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다ㅜ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어린 생명의 힘은 정말 신비하다..
내 가방과 물건들 다 쓰레기로 만들어 버린 웬수!!의 새끼들이 이지만..
그냥 죽게 밖에 둘 수가 없었다.
얘들아 건강하게 쑥쑥 커서 빨 넓은 세상으로 나가거라~
햄 괴롭히지 말고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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