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SriLanka에서 생활 할 때.. 보통 하루에 7-8km정도 걸었다.
집에서 상점들 모여있는 동네 중심까지 1km.. 뭐 하나 사러 갔다 오면 2km..
그러다 보니 시간으로 거리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딴짓 안 하고 혼자 걸으면 10분에 딱 1km..
30분 걸었으면 '아 3km 걸었네..' 하고 딱 나왔다.

날씨가 좀 풀려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언덕을 달리는 거지만.. 중간에 잠깐씩 딴짓을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대략 3km정도를 뛰는데 1km돌파에 11분을 왔다 갔다 한다.
예전에 걷던 속도보다 느려ㅡㅡ;

시작하면 바로 계속 되는 완만한 경사 길을 달려 온다.

슬슬 숨이 가파 올 때쯤..
1차 고비인 오른쪽 나무 없는 언덕 꼭대기가 보인다.

가파른 언덕에 도달하자마자 숨이 턱턱 막히고..
'아!! 또 시작이구나..' 한다.

'이 뭐하는 짓이고..' 하면서 꾸역꾸역 뛰다..
결국 언덕 반 정도 오르면.. 못 뛴다ㅠ
걷는다ㅡㅡ;

언덕에서 올라온 길 보며.. 겁나 헥헥 거리며 숨 고르고..

반대편 풍경을 한번 죽 훌터 보고..

처음으로 평지다.. 와~ 뛴다..

2차 고비.. 이 언덕을 뛰어 올라온다.
말만 "뛰어 올라 온다." 다.
뛰는데 런닝머신 위에서 뛰는 기분..
몸이 제자리에서 앞으로 나가지 않는 느낌이다.. 실제로 걷는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ㅡ.ㅡ
숨이 "헤~엑!!, 헤~엑!!!"
못 뛴다..
다시 걷는다.

정상이 눈 앞에 보인다.
한번도 이 지점에서 달려 본적 없다.
여기선 맨날 걷는다.. 가슴은 터지기 직전ㅡㅡ;;
그리고 내려오는 길은 걷는다.. 죽~

이런 길을 맘껏 달릴 수 있는 건.. 겁나 운 좋은 거다.
도시 생활에서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

이번 시골 생활에서 나에게 주는 마지막 미션..
이 코스를 쉬지 않고 달려서 주파하는 거다.
시간이 얼마 남지않아 불가능해 보이긴 하지만 말이지.. 그래도 뭐 하는데 까지 해보는 거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나와 함께 달리는 런닝 메이트 "순돌이"에게 무한한 감사를~ㅋㅋㅋ
몇 년 후에 이 글을 다시 보면 뭔가 엄청 웃길거 같다.
여튼 여길 뜨는 그 날까지 달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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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er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