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을 몰랐다 -160401
160401
두통을 몰랐다.
그 흔한 두통약 광고들을 보면서 저건 뭘까..? 라는 생각을 했다.
20대 중반쯤 이었을 거다.
처음으로 두통이 왔다.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 다른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 이런게 두통이구나 싶었다.
두통 약이란걸 처음으로 먹었다.
놀라웠다.
두통 때문에 며칠 거의 아무것도 못 했는데.. 약 먹으니 바로 통증이 사라졌다.
이런게 약이구나 싶었다.
다행히 두통이란걸 다시 겪어 보진 못 했지만..
그후 나는 머리 아프다..라고 하는 사람을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깜박"하고 약속을 잊는 다거나.. 혹은 물건을 두고 온다거나..
역시 이해 할 수 없었다.
깜박하고 싶어도 머리 속에 뚜렷이 떠올라서 잊는다는건 불가능했다.
내가 깜박하고.. 뭔가를 잊었던 것.. 그런 것에 관한 기억은 딱 두 번 이었다.
캐나다에서 직원들 기숙사 건물에서 생활 할 때였는데..
친구가 방 키를 안에 두고 문을 잠그고 나왔다길래.. 같이 오피스 가보자 하면서..
내 방 키도 방에 두고 문을 잠그고 나와 버렸다ㅡㅡ;
또 한번은 스리랑카.. 주위에 보면 종종 다른 단원들 집에 가서는..
정작 집 주인 단원은 다른 일로 일찍 나가고 놀러 갔던 사람이 그 집 키를 가지고 와버리는 경우..
ㅋㅋㅋㅋ그게 뭐하는 거냐ㅎㅎ 싶었는데.. 나도 그렇게 친구 집 키를 가지고 왔던 기억이 있다ㅡㅡ;;
기억은 아주 쉽게 왜곡 되기 때문에 실제는 그런 일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쨋든 내 기억은 위 두 번이었다.
지난 1년간 엄청나게 깜박하는 일이 많았다.
며칠 전에 차 키를 꽂아 두고 문을 잠궜다.. 긴급 서비스를 불렀다.
수 개월 전에는 미등을 안 끄고 주차해 밧데리를 방전 시켰다.. 긴급 서비스를 불렀었다ㅡㅡ;
사이드 안 잠그고 내린 적도 있다.
이전까지 이해 할 수 없던 깜박하는 현상-??-을 이제 내가 막 하고 있다.
얼마전과는 너무도 다르게 갑자기 이러니.. 뭐지 내가 어디가 많이 안 좋아 진건가..?라는 생각도 했지만..
두통을 겪고 머리 아파하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듯이..
이제는 깜박한다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점점 남을 더 이해 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의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라고 맘대로 생각함ㅎㅎ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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