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못 준 사진 -1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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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박!!!"
"형 요즘 왜 사진 안 올리세요? 형 사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빨리 올려주세요~"
내가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사소한 일들에..
대박, 대박 하며 감탄 할 줄 아는 니가 조금 부럽기도 했었던 것 같다.
"형!! 드셔 보세요. 우리 주인집 아저씨가 만드는건데 엄청 싸고 진짜 맛있어요!!"
"이 진저비어ginger beer 최고에요!!"
"형 오셨는데 뭘 해드려야 하나?? 있다 삼계탕 먹을까요??"
그렇게 랑카SriLanka 생활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삼계탕을 먹었었다.
"형!! 언제 오실거에요?? 우리 가야죠. 빨리 오세요!!"
'요즘 바빠서 빡시다.. 기다려~ 쫌만 널널해지면 가께.'
니가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 내가 '0순위'였구나.. 라는걸 직감했었다.
내가 갔다면 당연히 나 또한 그곳에서 비를 피했을 거고..
비 오는 풍경을 찍는다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을 거다.
그 후로..
사는게 빡빡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종종 니 생각을 한다.
내 순번이 '0'이었다는 생각과...
니 덕분에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수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과..
니가 이곳에 있다면 여전히 사소한 일들에 감탄하고 있을건데..
내가 대신해서 좀 감탄해 줘야하는데.. 라는 생각들을… .
ㅇㅇ야.. 그렇게 오늘 니 생각이 났다.
아직 못 준 사진도 있는데.. 니가 감탄해 줘야하는데 말이지..
이제 영영 못 줄 사진이 되어버렸네.
그곳에서.. 오늘도 편안한 밤 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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