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111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그러셨다.
외박을 한다고 전화를 하면 왜, 어디서, 누구하고 뭐 이런거 하나도 안 물어 보셨다^^;;
"밥 뭇나?" 젤 중요한 건 그거였다.
며칠 집에 안 들어 가는거 그런 것에 관해서 걱정, 문제 뭐 전혀 없으셨지만..
'밥 안 먹었다.' 라고 하면 막 야단을 치셨다ㅡ.ㅡ;

잊었었다 아니 잊혀졌다.
부모님 곁을 떠난지 10년이 훨 넘었고..
타국 생활도 몇 년.. 거기서는 한, 두 달에 한번 안부 전화 드리는게 전부였으니.. .

"밥은?", "밥은 먹었어?"
문득 보니 지금까지 그 시절의 어미니 만큼이나 챙겨 묻고 있었다.

캐나다Canada에서 우연히 만났었다.
힘들다 길래, 많이 힘들다 길래..
하루 고민하고 일, 집 다 정리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었었다.
부모, 형제, 친구도 없는 곳이고.. 도와 줄 사람 없고.. 어리고.. 간절하니까..
그런 막막함 익히 겪어 봐서 잘 아니까.. 
무엇보다 내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떠나 온 도시는 다시 가지 않는다.'
그 여행에서 내가 세운 철칙이었지만 그렇게 다시 돌아 갔었다.

그때는 이렇게 긴 인연이 될 거란 생각을 전혀 못 했었지만..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전생에 가족이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가 되어 있었다.

한국 와서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이 나에게 묻는..
"밥 먹었어?" 로 시작해 "밥 잘 챙겨 먹어"로 끝나는 전화를 받고는..
문득 어머니의 그 맘이 느껴 졌다.

'끝.'

'Captain의notebook > 그남자의보물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140204  (4) 2014.02.04
동기들-140111  (0) 2014.01.12
m.s. -131231  (0) 2014.01.01
늦었지만 -131228  (0) 2013.12.28
조마 -131210  (0) 2013.12.10
Posted by Ter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