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기 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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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03
도시를 옮길 때면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알아차린다.
몸은 미리부터 반응하여 긴장하게 되고..
소화도 안되고 입 맛도 떨어지고 잠도 잘 안오게 된다.
떠나기 전날 밤..
뭔지 모를 맘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제 맨땅에 헤딩하러 도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집에 오는 건데..
몸은 도시를 옮길 때처럼 반응하고 있었다.
캐나다를 떠나기 전 마지막이 될 혼자만의 1주일.
여행이라..
여행이라기 보다 집에 오는 길이랄까..
캐나다에서의 내 삶을 되돌아 보고 정리하고 싶음 이랄까..
꿈에서 깨어 현실로 돌아오기 위한 나름의 준비라고 해야 할까.. .
별 새로울 것도 없는..
내가 지나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이었다.
내가 어떤 길을 어떻게 왔는지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고 싶었다.
그 곳을 보고 싶음 이었고 나를 보고 싶음 이었다.
그리고 보았다.
그곳은 더 이상 예전의 그곳이 아니었고..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지나간 것은 그렇게 가슴에 묻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그러기 위해서는..
더 넓고 더 깊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기에는 내가 아직도 한없이 약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찾는 그 '강한사람'이라는게 도대체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도리어 더 이기적이 되어가고 나약해져 가는 건 아닌지..
도대체 언제쯤 일련지..
내가 가고자 하는 그 '바람처럼'이 가까워지고 있기나한 건지..
가면갈수록 미련만 많아지고 집착만 많아지고 있는 건 아닌지..
혼자라는게 이제는 두려워지기 시작 하는 건지..
도대체 얼마나 더 부딪히고 깨져야 하는 건지.. .
자만하지 말지어다.
두려워하지도 말지어다.
Terro 바람처럼 갈지어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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